
제38회 동국문학상의 영예가 위수정(48) 작가의 소설집 ‘우리에게 없는 밤’에게 돌아갔다. 만해축전위원회와 동국문학인회는 15일, “위수정 작가의 소설은 여성의 경험이 닿는 모든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그들이 처한 삶의 관계들을 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깊이 있는 시도를 담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는 작가가 여성의 삶을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맥락 속에서 섬세하게 조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음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때로는 침묵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 맺는다. 독자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외면해왔던 여성들의 현실을 마주하고, 그들의 고통과 희망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위수정 작가는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무덤이 조금씩’이 당선되며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소설집 ‘은의 세계’, ‘칠면조가 숨어 있어’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워, 인물들의 내면을 정밀하게 포착해낸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이번 수상작 ‘우리에게 없는 밤’은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인 폭력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나는 연대의 가능성을 그려내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김유정 작가상, 한국일보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며 이미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바 있는 작가에게 이번 동국문학상 수상은 그의 문학 여정에 또 하나의 빛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동국문학상은 매년 동국대학교 출신 문인들이 발표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는,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1987년 제1회 수상자인 고(故) 신경림 시인을 시작으로, 한국 문학의 거목이라 불리는 조정래, 문효치, 홍신선, 박제천, 문정희, 이상문, 정채봉 작가 등이 이 상을 거쳐 갔다. 이처럼 쟁쟁한 선배 문인들의 뒤를 잇게 된 위수정 작가의 이번 수상은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이는 단순히 한 작가의 문학적 성과를 치하하는 것을 넘어, 동국대학교가 배출한 문인들의 문학적 계보가 굳건히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위수정 작가는 이번 수상을 통해 한국 문단을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다지게 되었다.
한편, 제38회 동국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7일 서울 동국대학교 문화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문학계의 많은 이들이 참석하여 위수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고,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상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위수정 작가의 작품들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지고, 그의 문학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이 더욱 활발하게 논의되기를 바란다. 그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