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요거트 3개 먹었을 뿐인데…117세 최고령자의 장내 미생물, 열어보니 '대반전'

 인류의 기대 수명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 117세라는 경이로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의 삶은 장수의 비밀을 푸는 결정적인 단서로 떠올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 연구진이 그녀가 사망하기 전 3년간의 생체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그녀의 장수는 마치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은 특별한 유전자와 철저한 생활 습관의 완벽한 합작품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녀의 몸은 단순한 고령의 상태가 아니었다. 혈액과 유전자 분석 결과, 심혈관 건강은 매우 뛰어났고 체내 염증 수치는 극도로 낮았으며, 면역 체계와 장내 미생물군은 훨씬 젊은 사람의 특징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세포 노화의 지표인 텔로미어의 길이가 이례적으로 짧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통상적으로 노화의 뚜렷한 징후로 여겨지지만, 역설적으로 그녀에게는 세포 분열을 억제해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강력한 방어막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심장과 뇌세포를 질병과 치매로부터 보호하는 희귀한 유전자 변이까지 발견되면서, 그녀의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년에서 15년이나 젊게 측정되었다. 연구진은 그녀가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매우 강력한 유전적 축복을 타고났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그녀의 장수 비결을 단지 '유전자 로또'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유전자가 총알을 장전했다면,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것은 바로 그녀의 생활 습관이었다. 평생 담배와 술을 멀리했으며, 생선과 올리브유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습관은 매일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 3개를 꾸준히 섭취한 것이다. 그녀 스스로 "요거트가 삶을 준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보인 이 습관은 장내 유익균, 특히 비피도박테리움의 번성을 촉진했다. 이는 노화와 질병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성 염증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장수의 비밀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과 평생에 걸쳐 만들어가는 생활 습관의 조합에 있으며, 그 비율은 대략 절반씩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1, 2차 세계대전과 두 번의 팬데믹을 모두 이겨내고 117년의 삶을 누린 그녀의 이야기는, 타고난 유전적 조건 위에서 건강한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장수의 길임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