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없이 바로 구매"…깐깐한 소비자들 환호할 '착한 라벨' 대폭 확대된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식품을 구매할 때 나트륨과 당류 함량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부가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덜 짜고', '덜 단' 제품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시 제도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를 할 수 있는 식품의 범위를 기존보다 넓히는 것을 골자로 하는 '나트륨·당류 저감 표시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저감 표시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빵류, 초콜릿류, 어육소시지, 식육추출가공품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가공식품들을 새롭게 포함시킨 것이다. 앞으로 이들 품목도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덜 짠' 또는 '당류를 줄인'과 같은 문구를 제품 전면에 내세워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그 기준은 두 가지로, 시중에 유통되는 동일 유형 제품들의 평균값보다 나트륨이나 당류 함량을 10% 이상 낮추거나, 해당 업체가 기존에 생산하던 유사 제품에 비해 그 함량을 25% 이상 줄이면 저감 표시가 허용된다. 이는 식품업계 전반의 자발적인 저감 노력을 유도하고, 동시에 기업 스스로 기술 개발을 통해 더 건강한 제품을 만들도록 장려하는 이중 효과를 노린 것이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품목들은 우리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베이글이나 식빵 같은 식사용 빵류는 최근 한 끼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상당량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 주된 경로 중 하나로 지적되어 왔다. 또한,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간식인 어육소시지 역시 나트륨 함량이 높아 부모들의 우려를 샀던 품목이다. 국, 탕, 찌개, 전골 등 중·장년층의 섭취 빈도가 높은 식육추출가공품은 한국인의 나트륨 과다 섭취 주범으로 꾸준히 거론되어 온 만큼, 이번 저감 표시 확대는 국민 건강 증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콤한 맛의 대명사인 초콜릿류까지 '당류 줄인' 표시가 가능해지면서, 이제 소비자들은 거의 모든 가공식품 영역에서 자신의 건강 기준에 맞는 제품을 보다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된 셈이다.

 

식약처는 이번 제도 개선이 단순히 표시 하나를 더 붙이는 것을 넘어, 건강 지향적인 식품의 생산과 유통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복잡한 영양성분표를 일일이 들여다보는 수고를 덜고 '덜 짠', '덜 단' 표시만으로도 제품을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되면, 제조사들은 자연스럽게 저감 제품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시장 전체의 나트륨과 당류 평균 함량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다음 달 13일까지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하여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