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찬 ‘마약왕’ 박왕열, 13시간 만에 구속 위기
법망을 비웃으며 필리핀 교도소 안에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던 역대급 빌런 마약왕 박왕열이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2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은 수갑을 찬 채 압송되는 박왕열을 취재하려는 열기로 가득 찼다. 살인과 마약 유통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했던 그의 모습은 입국 현장에서도 여전했다. 특히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를 향해 삿대질하며 독설을 내뱉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분노와 충격으로 들끓고 있다. 도대체 그는 왜 공항 한복판에서 특정 기자를 향해 넌 남자도 아녀라며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 것인지 그 뒤에 숨겨진 기막힌 악연이 재조명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JTBC 취재진은 필리핀 뉴빌리버드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박왕열을 직접 찾아가 세상을 놀라게 했던 옥중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현지에서 장기 60년형을 선고받은 중범죄자였다. 하지만 그는 교도소 내에서도 돈을 써가며 VIP 대접을 받는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었으며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국내 마약 유통망을 진두지휘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입을 열면 한국 검사들 여럿 옷 벗어야 할 것이라며 수사기관을 조롱하고 자신의 범죄 인프라를 과시하기까지 했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했던 인물이 바로 이번 입국 현장에서 박왕열과 마주친 최광일 기자였다. 박왕열은 2023년 11월 자신의 인터뷰가 지상파 메인 뉴스를 통해 보도되자 분노를 참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직후 그는 지인을 통해 취재진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자 다른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어 담당 PD를 죽이겠다는 살벌한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자신의 범죄 행각과 호화로운 옥중 생활이 전국에 공개되면서 국내 송환 여론이 빗발치자 이에 대한 앙심을 품었던 셈이다.
박왕열의 국내 송환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필리핀 법에 따라 현지에서 형기를 모두 마쳐야 강제 송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전은 외교 무대에서 일어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필리핀 국빈 방문 중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직접 박왕열의 임시 인도를 요청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범죄자를 국내로 데려와 수사와 재판을 먼저 진행하는 임시 인도 제도를 통해 마침내 마약왕 박왕열을 한국 법정에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맺은 결실에 아미를 비롯한 많은 국민이 환호를 보냈다.
25일 오전 7시 16분경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왕열은 쏟아지는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그때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최광일 기자가 오랜만이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한국에 들어올 줄 몰랐어요라는 뼈 있는 질문을 던지자 박왕열은 순식간에 표정이 일그러지며 최 기자를 향해 삿대질을 시작했다. 그는 분에 못 이긴 듯 넌 남자도 아녀라고 쏘아붙였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범죄자가 취재 기자를 향해 적반하장격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뻔뻔함의 극치라며 혀를 내둘렀다.

현재 경기북부경찰청은 박왕열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박왕열이 필리핀 교도소 안에서 진두지휘한 마약 조직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판매책 29명과 공급책 10명을 포함해 검거된 인원만 무려 236명에 달하며 이 중 42명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에 마약을 숨기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시가 30억 원 상당의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왕열은 자신이 직접 손을 대지 않았으니 증거가 없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지만 우리 경찰의 촘촘한 수사망은 이미 그의 덜미를 잡고 있었다.
박왕열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필리핀에서의 살인 혐의와 별개로 국내에서 저지른 대규모 마약 유통 범죄에 대해 엄중한 법의 심판이 예고되어 있다. 누리꾼들은 제발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 기자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공항에서 저러겠냐, 임시 인도 결정한 정부 일 잘했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법망을 비웃으며 전세계라는 이름 뒤에 숨어 수많은 이의 삶을 파괴했던 마약왕 박왕열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기자를 향해 내뱉은 넌 남자도 아녀라는 비겁한 독설은 결국 그가 처한 절망적인 상황을 대변하는 단말마와 다름없다. 우리 사법당국이 그에게 어떤 엄중한 처벌을 내릴지 전 국민의 시선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