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1위 코웨이, 5위 청호나이스와의 '얼음전쟁'서 완승

15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청호나이스의 상고를 기각하고 코웨이 제품이 청호나이스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에서 코웨이의 법률 대리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맡았다.
분쟁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웨이는 '스스로살균 얼음정수기'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청호나이스는 이 제품이 자사가 2006년 출시한 '이과수 얼음정수기'의 냉온정수 시스템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2014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당시 재판부는 코웨이에게 관련 제품 설비를 폐기하고 1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정수기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코웨이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판결이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었다. 2심에서는 두 제품의 작동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했다. 청호나이스 특허의 핵심은 '미리 만들어 둔 냉수로 직접 제빙하는 방식'인데, 코웨이 제품은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2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결국 대법원이 청호나이스의 상고를 기각하고 2심 판결을 확정함으로써, 두 회사 간의 오랜 특허 분쟁은 코웨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코웨이는 100억원의 손해배상금 지급과 관련 제품 설비 폐기라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준석 코웨이 지식재산(IP)팀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양사 얼음정수기는 제빙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에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은 당연한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가전업계에서 특허 분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정수기와 같은 생활가전 시장에서 기술 혁신과 특허 보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특허 전략을 더욱 철저히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국내 정수기 렌털 시장은 코웨이, SK매직, LG전자,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존의 정수 기능뿐만 아니라 얼음 제조, 자동 살균, 스마트 기능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판결로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